- 23 Dec, 2025
Jira 스프린트, 매일 갱신되는 현황판의 주인공들
Jira 스프린트, 매일 갱신되는 현황판의 주인공들 아침 9시 10분 출근하자마자 Jira를 켠다. 스프린트 대시보드. 어제 저녁 6시 상태랑 다른 게 뭔지 체크한다. 민수 티켓 3개. 어제랑 똑같다. In Progress 상태 그대로. 2일째다. 지원이는 티켓 2개를 Done으로 옮겼다. 새벽 1시에. 야근했네. 현주는 Blocked 상태 하나. 개발팀 답변 기다린다는 코멘트. 어제 오후 3시부터. 커피 마신다. 첫 잔. 스프린트 번다운 차트를 본다. 이상적인 선 위에 있다. 겉보기엔. 실제론 3명이 몰아서 끝낸 거다.팀원별 진행률 민수가 제일 걱정이다. 시니어인데 속도가 안 나온다. 작년부터 이렇다. 지난주 1on1 때 물었다. "요즘 힘든 거 있어?" 별일 없다고 했다. 티켓 난이도가 높아서 그렇다고. 난이도. 핑계일 수도 있고 진짜일 수도 있다. 확인이 어렵다. 현주는 매번 Blocked다. 개발팀 답변 기다리거나. 기획 확인 필요하거나. 스스로 막힌 건지 의존성 때문인지. 구분이 안 간다. 지원이는 속도가 빠르다. 너무 빠르다. 걱정된다. 테스트 커버리지가 충분한지. 새벽까지 하는 것도 문제다. 번아웃 온다. 성훈이는 늘 80%. 티켓 5개 잡으면 4개 끝낸다. 1개는 다음 스프린트로. 나쁘지 않다. 근데 왜 항상 1개가 남지? Jira는 정직하다. 숫자는 거짓말 안 한다. 근데 숫자 뒤 맥락은 안 보인다. 슬랙 DM 시작 민수한테 DM 보낸다. "민수님, API 테스트 진행 상황 어때요? 막힌 부분 있으면 얘기해주세요." 10분 뒤 답장. "지금 환경 세팅 중입니다. 오늘 안에 진행 예정입니다." 환경 세팅. 이틀째 하는 건가. 아니면 이제 시작하는 건가. 더 물어보고 싶다. 근데 자존심 상할 수 있다. 시니어니까. 현주한테도 DM. "현주님, 개발팀 답변 안 왔으면 제가 푸시할게요. 어느 분한테 물어본 거예요?" 답장 바로 온다. "재현님한테요. 어제 저녁에 한 번 더 멘션 드렸는데 아직이에요." 재현. OOO 기능 담당 개발자. 바쁜 거 안다. 근데 QA 막아두면 스프린트 전체가 막힌다. 재현한테 DM 보낸다. 정중하게. 하지만 압박하듯. "재현님, 현주님 질문 확인 가능하신가요? 스프린트 일정상 오늘까지 필요해서요." 답장은 1시간 뒤에 온다.오후 2시, 일일 스탠드업 데일리 스크럼. 15분 예정. 늘 30분 간다. 민수 차례. "어제는 환경 세팅했고요, 오늘 테스트 시작합니다." 이틀째 같은 말. 내가 끼어든다. "민수님, 혹시 환경 세팅에서 특별히 막힌 부분 있었어요?" "아뇨, 거의 끝났어요." 거의. 이 단어가 제일 위험하다. 현주 차례. "개발팀 답변 기다리고 있어요. 답변 오면 바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지원이 차례. "어제 티켓 2개 완료했어요. 오늘 3개 더 할 예정입니다." 회의 끝나고 지원이한테 따로. "지원님, 어제 새벽에 작업한 거 맞죠? 야근 안 하셔도 돼요." "괜찮아요. 집중이 잘 돼서요." 집중. 그래. 근데 3개월 뒤에도 그럴 수 있을까. 오후 4시, 현황판 다시 보기 Jira 새로고침. 민수 티켓은 여전히 In Progress다. 현주 티켓은 Blocked에서 In Progress로 옮겨졌다. 재현이 답변했나 보다. 지원이 티켓 하나가 Done으로. 2시간 만에. 성훈이 티켓 하나가 Code Review 상태로. 정상 진행. 번다운 차트는 여전히 괜찮아 보인다. 근데 속은 다르다. 민수가 2일째 제자리면. 내일부터 리스크다. 스프린트 5일 남았다. 티켓 3개. 하루 1개씩 해야 한다. 가능할까. 현주는 이제 풀렸으니 괜찮다. 근데 또 막힐 수 있다. 의존성이 많은 티켓이다. 지원이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근데 어떻게 말하지. "좀 천천히 해요"? 이상하다. 팀장의 일. 진행률 보고 걱정하기. 개입할 타이밍 찾기. 팀원 자존심 안 건드리면서. 저녁 6시, 민수와 1on1 "민수님, 잠깐 통화 가능하세요?" 구글 밋 방 파서 보낸다. 민수 들어온다. 표정이 무겁다. 알고 있구나. "환경 세팅 관련해서요. 혹시 제가 도와드릴 부분 있을까요?" "아뇨, 거의 끝났어요." 또 거의. "민수님, 솔직히 얘기해주세요. 티켓 난이도가 예상보다 높은 건가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나요?" 잠시 침묵. "사실... 이번 티켓은 제가 처음 다뤄보는 영역이에요. API 인증 부분이랑 토큰 관련해서. 좀 헤매고 있습니다." 그렇구나. "그럼 성훈님이나 지원님한테 물어보는 건 어때요? 지원님이 지난 스프린트 때 비슷한 거 했었거든요." "...그러면 제가 못하는 것처럼 보일까봐요." 13년차 시니어의 고민. 5년차한테 물어보기 부끄러운. "민수님, 모르는 거 물어보는 게 더 프로예요. 혼자 이틀 헤매는 것보다. 내일 지원님이랑 페어 테스팅 어때요? 제가 티켓에 코멘트 달아둘게요." "...네, 그럴게요." 통화 끝. Jira 티켓에 코멘트 단다. "@지원 @민수 내일 오전 페어 테스팅 제안합니다. API 인증 테스트 노하우 공유 부탁드립니다." 공식화시킨다. 민수 자존심도 지켜주고. 지원이한테는 시니어 도와준다는 명분.저녁 8시, 스프린트 리포트 작성 퇴근 전 일일 리포트 쓴다. 팀장 의무. "금일 진행 상황:완료: 3개 진행 중: 8개 블로킹: 0개 (해결 완료) 리스크: 민수 티켓 지연, 내일 페어 테스팅으로 해결 예정"리스크 항목 쓸 때마다 무겁다. 민수 이름 적는 게. 근데 안 쓸 수 없다. 경영진이 본다. 번다운 차트 캡처해서 첨부. 숫자는 괜찮다. 숫자만 보면. CTO한테 슬랙으로 보낸다. 답장 바로 온다. "수고하세요. 스프린트 완료율 목표 90% 유지 부탁드립니다." 90%. 지난 3개 스프린트 평균이 87%다. 이번엔 민수 리스크까지. 90% 가능할까. 밤 11시, 침대에서 폰으로 Jira 앱 연다. 습관이다. 지원이 티켓 하나가 Done으로 옮겨졌다. 10시 30분에. 또 야근했다. 슬랙 DM 보낸다. "지원님, 야근 감사하지만 무리하지 마세요. 스프린트는 마라톤이에요." 기업용 멘트 같다. 근데 진심이다. 민수 티켓은 여전히 In Progress다. 오늘도 안 옮겼다. 내일 페어 테스팅. 잘 될까. 민수 자존심 상하지 않으면서. 지원이 부담스러워하지 않으면서. 스프린트 5일 남았다. 티켓 8개 남았다. 90% 완료하려면 7.2개 끝내야 한다. 숫자는 명확하다. 사람은 변수다. 현주는 내일 또 막힐 수 있다. 성훈이는 또 1개 남길 수 있다. 지원이는 번아웃 올 수 있다. 팀장의 일. 현황판 보면서 변수 관리하기. 숫자 뒤 사람 챙기기. Jira 앱 끈다. 결국 사람 스프린트 대시보드. 티켓들. 진행률. 번다운 차트. 다 숫자다. 근데 숫자 뒤엔 사람이 있다. 막힌 사람. 너무 빠른 사람. 의존성에 갇힌 사람. 자존심 때문에 말 못하는 사람. 내 일은 숫자 맞추기가 아니다. 사람들이 숫자 채울 수 있게 돕기다. 언제 개입하고. 언제 기다리고. 언제 압박하고. 언제 풀어주고. 정답은 없다. 매일 다르다. 사람마다 다르다. 13년 했는데도 어렵다. 내일 아침 9시 10분. 또 Jira를 켤 것이다. 현황판을 볼 것이다. 그리고 또 고민할 것이다.현황판은 정직하다. 사람은 복잡하다. 둘 다 내 책임이다.
- 22 Dec, 2025
어? 이 버그 지난 달에도 나왔는데?
또 이 버그 아침 9시. 슬랙 알림이 울렸다. "결제 페이지에서 금액이 안 넘어와요." 손이 멈췄다. 이 문장, 어디서 봤다. 지난달 장애 리포트를 뒤졌다. 있었다. 똑같은 증상. 똑같은 모듈. 팀원에게 물었다. "이거 지난번에 고쳤잖아." "네, 근데 또 났어요." 커피를 마셨다. 벌써 두 번째다.포스트모템은 뭐하러 쓴 건지 지난달 장애 포스트모템을 열었다. 3페이지짜리 문서. 원인 분석, 근본 원인, 재발 방지책까지 다 있다. 재발 방지책 3가지:API 파라미터 검증 로직 강화 결제 모듈 통합 테스트 케이스 추가 배포 전 해당 시나리오 필수 체크1번은 했다. 2번은 반만 했다. 3번은 안 했다. 개발 리드에게 물었다. "체크리스트 왜 안 따른 거예요?" "일정이 빡빡해서요. 근데 이건 다른 이슈 아닐까요?" 로그를 봤다. 같은 이슈였다. 일정이 빡빡하면 품질은 뒤로 가는 게 이 조직의 공식이다. 재발 방지책이 지켜지지 않는 이유 점심 먹고 팀원들이랑 얘기했다. "또 똑같은 거 났어." "아... 그거요? 저번에 포스트모템 썼는데." "응. 근데 아무도 안 지킴." 이유는 간단하다. 첫째, 바빠서. 일정 지키는 게 최우선이니까. 둘째, 책임이 없어서. 재발 방지책 안 지켜도 징계 없음. 셋째, 추적이 안 돼서. 누가 체크해야 하는지 모호함. 넷째, 문화가 없어서. "이번만"이 모든 걸 정당화함. 팀원이 물었다. "팀장님, 이거 어떻게 해요?" "모르겠어. 나도." 솔직히 모르겠다. 13년 했는데 답이 없다.경영진한테 보고 오후 3시. CTO 리포트 미팅. "같은 이슈가 재발했습니다." "어떻게 된 거죠?" "재발 방지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왜요?" "일정 압박이 있었고, 체크리스트가 강제가 아니었습니다." 침묵이 흘렀다. 5초쯤. "그럼 이번엔 어떻게 할 건가요?" 또 물어본다. 어떻게 할 거냐고. "배포 전 필수 체크리스트를 강제화하겠습니다. 승인 프로세스를 추가하고, QA 팀장 사인 없으면 배포 못 하게 하겠습니다." "그럼 일정은요?" "지켜야죠. 품질이랑 일정 둘 다." 불가능한 걸 약속했다. CTO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대하겠습니다." 미팅이 끝났다. 나왔다. 화장실 갔다. 거울을 봤다. 피곤한 얼굴. "재발 방지책 강제화." 말은 쉽다. 현실은 어렵다. 강제화가 답일까 퇴근 전에 테스트 전략 회의를 잡았다. "이제부터 배포 전 체크리스트 필수입니다. QA 팀장 승인 없으면 배포 안 됩니다." 개발 리드가 물었다. "그럼 시간 더 걸리는데요?" "당연하죠. 품질 체크하려면." "일정은 어떻게 하고요?" "그건 PM이랑 조율해야죠." PM이 끼어들었다. "우리 일정 못 미루는 거 아시잖아요." 알지. 다 안다. 일정은 못 미루고, 품질은 지켜야 하고, 리소스는 그대로. 이게 내가 13년간 들은 말의 요약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개발 리드가 물었다. "자동화를 늘려야죠. 수동 테스트 줄이고, 회귀 테스트 자동화하고." "예산은요?" "신청했어요. 작년부터." 승인 안 났다. 올해도 아마 안 날 거다.시스템의 문제 퇴근길 지하철에서 생각했다. 재발 방지책이 안 지켜지는 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시스템의 문제다. 개발자가 게을러서? 아니다. 다들 밤늦게까지 일한다. PM이 무책임해서? 아니다. 일정 압박받는 건 그쪽도 마찬가지. QA가 제대로 안 해서? 우리는 했다. 다 했다. 문제는 구조다. 일정이 최우선이고, 품질은 부차적이고, 재발 방지는 선택 사항인 구조. 장애 터지면 난리 나지만, 터지기 전엔 아무도 신경 안 쓰는 구조. 포스트모템은 쓰지만 아무도 안 읽는 구조. "다음엔 조심하자"가 재발 방지책이 되는 구조. 이 구조를 바꾸려면 뭐가 필요한가. 경영진의 의지? CTO는 관심 없다. 숫자만 본다. 프로세스 강화? 이미 충분히 강하다. 안 지켜서 문제지. 문화 개선? 13년 해봤는데 문화는 안 바뀐다. 그래도 해야 하는 일 다음 날 아침. 출근했다. 재발 방지책 강제화 문서를 작성했다.배포 전 필수 체크리스트 30개 항목 각 항목별 담당자 지정 QA 팀장 최종 승인 프로세스 미이행 시 배포 중단 권한개발팀에 공유했다. 항의가 들어왔다. "이거 다 하려면 시간이 2배로 걸리는데요." "그럼 자동화하세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자동화 구축할 시간도 없는데요." "그럼 계속 똑같은 장애 터지겠네요." 말을 멈췄다. 더 할 말이 없었다. PM한테 따로 메시지를 보냈다. "이번 스프린트에 자동화 구축 일정 넣어주세요. 3주면 회귀 테스트 80% 커버 가능합니다." "다음 스프린트에 넣을게요." "이번 스프린트요." "기능 개발이 우선이잖아요." "품질도 기능입니다." 읽씹당했다. 팀원들과의 대화 점심시간에 팀원들이랑 밥 먹었다. 막내가 물었다. "팀장님, 재발 방지책 강제화하면 진짜 달라질까요?" "모르겠어. 근데 안 하는 것보단 낫지." "저는... 회의적이에요." "나도." 다들 웃었다. 쓴웃음. 10년차 팀원이 말했다. "저도 예전 회사에서 비슷한 거 해봤어요. 처음엔 다들 따르다가 한 달 지나면 형식적으로 바뀌더라고요." "알아. 근데 그래도 해야지." "왜요?" "안 하면 뭐라도 바뀌냐?" 대답이 없었다. 우리는 알고 있다. 이 방법도 완벽하지 않다는 걸. 하지만 안 하는 것보단 낫다. 매번 같은 장애 보고 가만히 있는 것보단. "어? 이 버그 지난 달에도 나왔는데?"라고 말하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조직 문화라는 벽 퇴근 전에 CTO한테 메일을 보냈다. 제목: 재발 장애 근본 원인 및 개선 방안 내용은 3페이지.최근 6개월간 재발 장애 통계: 전체 장애의 37% 재발 원인: 재발 방지책 미이행 82% 미이행 원인: 일정 압박 65%, 프로세스 부재 23%, 리소스 부족 12% 개선 방안: 배포 프로세스 강화, 자동화 투자, 품질 메트릭스 KPI 반영마지막 문장: "품질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재발 방지책 이행을 조직 KPI에 포함시켜주시기 바랍니다." 보내고 나니 허무했다. 이런 메일, 매 분기마다 보낸다. 13년 동안. 답장은 늘 비슷하다. "중요한 의견 감사합니다. 검토하겠습니다." 검토만 하고 끝이다. 왜 안 바뀔까. 품질보다 속도가 중요해서? 맞다. 장애 터져도 큰일 안 나니까? 맞다. QA가 알아서 막아주니까? 맞다. 조직 문화는 바뀌지 않는다. 위에서 바꾸지 않으면. 그래도 기록은 남긴다 밤 10시. 집에 왔다. 노트북을 켰다. 개인 기록을 작성했다. "2024년 X월 X일. 결제 모듈 재발 장애. 지난달과 동일. 재발 방지책 미이행." 이런 기록이 쌓인 지 3년. 왜 쓰냐고? 모른다. 누가 볼 것도 아닌데. 나조차 다시 안 읽는데. 그래도 쓴다. 언젠가 누군가 물어볼 때 보여주려고. "왜 품질이 안 좋아졌나요?" 그때 이 기록을 보여줄 거다. "재발 방지책을 안 지켰습니다. 계속. 반복적으로." 증거는 남겨야 한다. 안 그러면 나중에 QA 탓이 된다. "QA가 제대로 테스트 안 해서 장애 났다." 아니다. 우리는 했다. 다 했다. 기록이 증명한다. 13년 차의 회의감 솔직히 말하면 회의적이다. 재발 방지책 강제화해도 달라질까? 모르겠다. 프로세스 만들어도 안 지키면 끝이다. 자동화 구축해도 예산 안 나오면 끝이다. 조직 문화 바꾸자고 해도 위에서 관심 없으면 끝이다. QA 13년 했다. 나아진 것도 있다. 툴은 좋아졌다. Jira, TestRail, CI/CD. 방법론도 발전했다. 애자일, DevOps, 시프트 레프트. 하지만 본질은 안 바뀌었다. "일정이 급해서", "이번만", "다음엔 제대로 하자". 이 말들은 13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래도 해야 한다. 이게 내 일이니까. 팀원들이 보고 있으니까. "팀장님도 포기하면 우리는 뭐 하나요?" 포기하면 안 된다. 아직은. 내일도 내일 아침 9시에 긴급 회의가 잡혔다. 안건: 재발 장애 대응 방안 논의. 또 같은 얘기 할 거다. "원인이 뭡니까?" "왜 또 났습니까?" "어떻게 할 겁니까?" 나는 같은 대답을 할 거다. "재발 방지책이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이번엔 강제화하겠습니다." "프로세스를 개선하겠습니다." 그리고 한 달 뒤, 또 같은 장애가 날 거다. 또 같은 회의를 하겠지. 이게 내 일이다. QA 팀장. 재발 장애를 막는 사람이 아니라, 재발 장애를 기록하는 사람. 변화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변화를 요청하는 사람. 씁쓸하다. 하지만 내일도 출근한다. 커피 마시고, 슬랙 확인하고, 또 싸울 거다. "어? 이 버그 지난 달에도 나왔는데?" 이 말을 더 이상 안 하는 날이 올까. 모르겠다. 13년 했는데도.재발 장애는 품질 문제가 아니라 조직 문화 문제다. 근데 문화는 안 바뀐다.
- 21 Dec, 2025
남편도 개발자인데, 왜 나의 일을 이해 못 할까
남편은 개발자인데 남편도 개발자다. 나도 IT 업계 13년차다. 같은 업계니까 서로 이해할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오늘도 저녁 먹다가 말했다. "오늘 장애 터져서 새벽 2시까지 일했어." 남편이 물었다. "네가 뭘 잘못한 건데?" 그 순간 숟가락 놓을 뻔했다.개발자는 만든다, QA는 막는다 남편은 이렇게 생각한다. 개발자가 코드 짜면, QA가 테스트한다. 단순하다고 본다. 틀렸다. 내가 하는 일은 이거다.8명 팀원 일정 관리 개발팀이랑 기획팀 사이 조율 리스크 기반 테스트 전략 수립 장애 발생하면 원인 분석 재발 방지 프로세스 만들기 품질 메트릭스 리포팅 자동화 투자 예산 싸움 일정 압박 속 품질 기준 지키기남편은 모른다. 개발자는 기능 하나 완성하면 끝이다. QA는 끝이 없다는 걸. 배포 전까지 내 책임. 배포 후 장애도 내 책임. 품질 이슈는 결국 QA 팀장 책임이다. 남편한테 설명했다. "나는 만드는 게 아니라 지키는 거야." "뭘?" "서비스 품질." 이해 못 한다는 표정이었다.코드는 내꺼, 품질은 우리꺼 남편은 말한다. "내가 짠 코드는 내 책임이지." 자랑스럽게 말한다. 부럽다. QA는 다르다. 품질은 협업의 결과다. 개발이 잘못 짜도 내 책임. 기획이 스펙 바꿔도 내 책임. 일정이 촉박해서 못 잡아도 내 책임. 지난주 장애. 결제 로직 버그였다. 개발팀이 급하게 수정한 거. QA 리뷰 없이 배포했다. 장애 보고서. 'QA 미검증 항목 관리 부재' 경영진한테 설명했다. 1시간. 남편한테 말했다. "개발팀이 QA 건너뛰고 배포했어." "그럼 개발팀 잘못이지." "경영진은 QA 팀장 책임이래." 남편이 말했다. "그건 이상한데?" 나도 안다. 이상하다는 거. 13년 했어도 여전히 이상하다. 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QA는 방패막이다. 품질 이슈는 전부 여기서 막아야 한다.인정받지 못하는 일 남편은 개발자다. 기능 하나 출시하면 칭찬받는다. "이번 결제 시스템 좋던데." "추천 알고리즘 정확해졌어." 내가 잘하면? 조용하다. 장애 없이 배포되면 당연한 거다. 품질 좋으면 개발 잘한 거다. QA는 보이지 않는다. 작년 프로젝트. 6개월짜리 대형 개편. 테스트 케이스 3000개. 자동화율 70%까지 올렸다. 배포 후 장애 제로. 개발팀 회식 때. CTO가 말했다. "개발팀 수고했어요." QA팀 언급 없었다. 남편한테 말했다. "우리 팀도 6개월 고생했는데." "그럼 너도 말하지 그래." "품질 좋은 게 당연한 거래." 남편은 이해 못 한다. 보이지 않는 일의 무게를. 개발은 만든다. 눈에 보인다. QA는 막는다. 안 보인다. 안 터진 장애가 몇 개인지 아무도 모른다. 다른 언어를 쓴다 남편이랑 일 얘기한다. 점점 대화가 안 통한다. 남편: "오늘 코드 리뷰 5시간 했어." 나: "나도 오늘 리뷰 많았어. 테스트 전략." 남편: "그거 뭐 오래 걸려?" 벽이 느껴진다. 남편이 말하는 것들. "클린 코드" "리팩토링" "아키텍처 설계" 자랑스럽게 말한다. 나도 말한다. "리스크 기반 테스트" "품질 메트릭스" "프로세스 개선" 남편 반응: "음..." 같은 IT 업계다. 같은 회사 건물도 아니지만. 비슷한 월급 받는다. 하지만 다른 세계다. 개발자는 만드는 사람이다. 성취감이 분명하다. "이 기능, 내가 만들었어." QA는? "이 장애, 내가 막았어." 증명할 수 없다. 지난달 회고. 팀원이 말했다. "팀장님, 우리 일 어떻게 어필해요?" "우리가 막은 장애가 몇 건인지 어떻게 세요?" 답이 없었다. 남편한테 물었다. "당신 일은 어떻게 어필해?" "만든 거 보여주지." "우리는?" "음... 장애 안 터진 거?" 그게 다였다. 품질 책임감의 무게 새벽 2시. 슬랙 알람. 결제 장애. 침대에서 일어났다. 남편은 잔다. 노트북 켰다. 에러 로그 확인. 개발팀 리드한테 전화. 1시간 원인 분석. 임시 조치. 재발 방지책 논의. 새벽 4시. 다시 잤다. 아침 7시. 남편이 말했다. "어젯밤에 전화 받더라." "응, 장애." "심각했어?" "결제가 30분 안 됐어." "고쳤어?" "응." 끝이었다. 남편은 모른다. 그 30분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 매출 손실 계산했다. 보고서 작성했다. 경영진 설명 준비했다. 팀원들 일정 재조정했다. 자동화 시나리오 추가했다. 그 30분이 내 일주일을 바꿨다. 남편의 30분은 다르다. 코드 30분 짜면 끝이다. 머지하면 끝이다. 내 30분은 계속된다. 장애 보고서. 재발 방지. 프로세스 개선. 팀 회고. 끝이 없다. 저녁에 남편이 물었다. "오늘 뭐 했어?" "장애 후속 조치." "아직도?" "응." 이해 못 한다는 얼굴이었다. 혼자 버티는 느낌 팀장 된 지 3년. 혼자 버티는 느낌이다. 위로는 경영진 압박. "일정 줄여주세요." "품질은 지켜야죠." 모순이다. 아래로는 팀원 성장. "자동화 공부하고 싶어요." "일정이 촉박해서..." 미안하다. 옆으로는 개발팀 조율. "이거 꼭 테스트해야 해요?" "네, 리스크 높아요." "시간 없는데." 집에 오면 남편이 있다. 같은 업계. 이해해줄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어제 말했다. "요즘 너무 힘들어." 남편이 물었다. "왜?" "품질 책임이 무거워." "그럼 테스트 덜 하면 되지." 그 순간 알았다. 남편은 영원히 이해 못 한다는 걸. 테스트 덜 하면? 장애가 터진다. 유저가 불편하다. 매출이 떨어진다. 경영진이 부른다. QA 팀장이 책임진다. 이걸 설명했다. 남편이 말했다. "그럼 회사가 이상한 거지." 맞다. 회사가 이상하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일한다. 8500만원 받는다. 팀원 8명 책임진다. 이상해도 버텨야 한다. 남편은 모른다. 개발자는 코드로 말한다. QA는 품질로 말한다. 코드는 눈에 보인다. 품질은 안 보인다. 그 차이를 혼자 안다. 그래도 계속한다 13년 했다. QA 생태계는 나아졌다. 자동화 투자 늘었다. QA의 중요성 인정받는다. 조금씩. 하지만 여전히 힘들다. 남편은 오늘도 물었다. "언제까지 할 거야?" "뭘?" "QA." 답했다. "모르겠어." 진짜 모른다. 관리자로 갈까. 전문가로 남을까. 13년차에 이런 고민. 이미 늦었을지도. 하지만 알아버렸다. 품질 지키는 일의 가치를. 장애 막았을 때의 안도감을. 팀원 성장하는 모습을. 남편이 이해 못 해도. 경영진이 인정 안 해도. 품질은 지켜야 한다. 그게 내 일이다. 오늘도 출근한다. 팀원들 현황 파악한다. 테스트 전략 세운다. 리스크 계산한다. 혼자 버티는 느낌이어도. 계속한다. 남편은 오늘도 물을 것이다. "오늘 뭐 했어?" "일." "무슨 일?" 설명 안 할 것이다. 어차피 이해 못 한다. 그냥 내 일 한다. 묵묵히.같은 업계여도 다른 세계다. 이해받지 못해도 품질은 지켜야 한다. 그게 팀장의 무게다.
- 16 Dec, 2025
배포 없이 무사히 지난 하루, 혼자 안도했다
오늘 배포 없었다 출근했다. 슬랙 확인. 배포 일정 없음. 오늘은 조용한 날이구나. 혼자 안도했다. 13년 했는데 아직도 이런다. 배포 없는 날이 제일 편하다. QA 팀장으로 8년 차인데, 배포일만 되면 여전히 긴장한다. 새벽에 장애 전화 올까봐, 모니터링 알람 뜰까봐. 오늘은 그냥 일상적인 업무만. 팀원들 진행 상황 체크하고, 다음 주 배포 준비하고, 리포트 작성하고. 이게 정상이다. 근데 왜 이렇게 편한 건지. QA는 이상하다. 잘 되면 당연하고, 안 되면 우리 탓. 오늘 같은 날이 성공이다.아침 미팅은 루틴 9시 출근. 팀원들 스탠드업 미팅. "어제 진행 상황은?" "오늘 할 일은?" "블로커 있나?" 다들 순조롭다고. 큰 이슈 없다고. 좋다. 이게 좋은 거다. 개발팀 리드한테 메시지 보냈다. "다음 주 배포 준비 상황 공유 부탁합니다." 답장 왔다. "넵, 오후에 정리해서 드릴게요." 평화롭다. 10시에 기획팀이랑 미팅. 다음 분기 기능 논의. 테스트 리소스 얼마나 필요한지 계산해야 한다. 자동화 커버리지 올려야 한다는 얘기 또 꺼냈다. "예산이 문제죠." 맨날 듣는 소리다. 알고 있다. 그래도 말은 해야 한다. 미팅 끝났다. 회의록 정리했다. 액션 아이템 할당했다. 다들 확인했다고 이모지 달았다. 점심시간까지 2시간. 테스트 전략 문서 검토. 신입 팀원이 작성한 거다. 꼼꼼하다. 피드백 몇 개 남겼다. 칭찬도 추가했다. "접근 방법 좋습니다. 리스크 기반으로 우선순위 잘 잡았어요." 이런 날이 좋다. 불 끄러 다니지 않아도 되는 날.점심은 혼밥 구내식당 갔다. 제육볶음. 혼자 먹었다. 팀원들이랑 먹을까 했는데 1on1 준비해야 해서. 오늘 오후에 주니어 개발자 출신 QA랑 면담 있다. 성장 계획 얘기해야 한다. 밥 먹으면서 슬랙 확인. 개발팀에서 버그 하나 올렸다. 우선순위 Medium. 다음 주 배포 전에 고치면 된다. 담당자 할당했다. "확인 부탁드려요." "네, 오후에 볼게요." 이게 정상이다. 급한 거 아니고, 패닉 아니고, 그냥 일상적 업무. QA 13년 하면서 깨달은 거. 비극적이지 않은 게 최고의 성공이다. 장애 없이 배포 끝나면 아무도 우리 치하 안 한다. 당연한 거니까. 근데 장애 터지면? 왜 못 잡았냐고 묻는다. QA가 뭐 했냐고. 그래서 우리는 조용한 날을 좋아한다. 아무 일 없는 게 최고다. 밥 다 먹었다. 커피 한 잔. 오늘 두 번째다. 사무실 돌아왔다. 오후 일정 확인. 1on1 하나, 리포트 작성, 다음 주 테스트 계획 리뷰. 배포 없으니까 여유롭다. 이런 날이 귀하다.1on1은 성장 대화 2시. 막내 팀원이랑 1on1. 개발자에서 QA로 전환한 지 6개월. 코드는 잘 읽는데 테스트 설계는 아직 어려워한다. "요즘 어때요?" "음... 아직 테스트 케이스 짜는 게 어렵습니다." "어떤 부분이?" "경계값 테스트는 알겠는데, 비즈니스 로직 조합이..." 알고 있었다. 코드 리뷰는 잘하는데 사용자 관점 테스트는 약하다. "개발자 관점에서 벗어나야 해요. 사용자가 실수하는 경우를 상상해봐요." "네... 연습하겠습니다." 성장 계획 같이 짰다. 다음 달까지 탐색적 테스트 강화. 시나리오 기반 테스트 케이스 작성 연습. 내가 리뷰해줄 거다. "질문 있으면 언제든 물어보세요." "감사합니다." 1on1 끝났다. 30분. 매번 느끼는 건데, QA 키우는 게 제일 어렵다. 툴은 배우면 되는데, 사고방식은 시간이 필요하다. 리스크 기반 사고, 우선순위 판단, 비즈니스 이해. 13년 걸렸다. 나도. 팀원들 잘 크고 있다. 천천히 가도 된다. 배포 없는 날엔 여유가 생긴다. 오후는 리포트 3시부터 품질 리포트 작성. 지난주 배포 회고. 배포 3건, 장애 0건, 평균 테스트 커버리지 78%, 자동화 비율 62%. 숫자로 보면 나쁘지 않다. 근데 경영진은 자동화 비율 더 올리라고 할 거다. 알고 있다. 테이블 정리했다. 그래프 그렸다. 트렌드 분석 추가했다. "지난 분기 대비 장애율 15% 감소" 이런 거 어필 안 하면 아무도 모른다. 컨플루언스에 올렸다. CTO한테 멘션 걸었다. 읽어보라고. 4시. 커피 또 마셨다. 세 번째다. 카페인 과다인 거 알지만 오후엔 필요하다. 다음 주 배포 테스트 계획 리뷰. 개발팀이 공유한 변경사항 체크. API 3개 수정, UI 개선 2건, 버그 픽스 5건. 리스크 평가 시작. API 변경이 제일 위험하다. 연동된 서비스 많으니까. 우선순위 High. 회귀 테스트 범위 넓혀야 한다. 팀원들한테 할당했다. "다음 주 월요일까지 계획 세워주세요." 답장들 왔다. 알겠다고. 이해했다고. 조용하다. 슬랙도 조용하다. 장애 알람 없다. 오늘은 정말 평화롭다. 저녁엔 혼자 정리 6시. 팀원들 하나둘 퇴근한다. "수고하셨습니다." "팀장님도요." 나는 7시까지 남는다. 관리자니까. 마무리할 게 있다. 메일 확인. 타 부서에서 QA 협업 요청 왔다. 신규 프로젝트 품질 검토 부탁. 일정 조율 필요하다. 내일 답장하기로. 슬랙 정리. 읽지 않은 메시지 0개로 만들었다. 중요한 건 스레드에 답글, 나머지는 이모지. 컨플루언스 업데이트. 팀 위키 정리. 신입이 참고할 문서들 정돈. Jira 티켓 상태 확인. In Progress 5개, To Do 12개, Done 23개. 괜찮다. TestRail 체크. 다음 주 테스트 케이스 준비 완료. 자동화 스크립트도 돌렸다. Pass. 7시 됐다. 퇴근 시간이다. 가방 챙겼다. 노트북 끄고. 불 껐다. 오늘 하루 되돌아봤다. 장애 없었다. 긴급 이슈 없었다. 평범한 하루였다. 이게 최고다. 퇴근길 생각 지하철 탔다. 분당선. 앉았다. 오늘 같은 날이 일주일에 하나만 있어도 감사하다. QA는 이상한 직업이다. 위기관리가 일상이다. 품질 지키는 게 당연한 의무고, 장애는 우리 책임이다. 성공하면 조용하고, 실패하면 시끄럽다. 13년 했다. 팀장 8년 차다. 여전히 배포일엔 긴장한다. 새벽 2시에 전화 올까봐, 모니터링 알람 뜰까봐. 근데 오늘은 없었다. 배포도 없고, 장애도 없고, 패닉도 없었다. 혼자 안도했다. 남편한테 메시지 보냈다. "오늘 일찍 와. 밥 뭐 먹을래?" "치킨?" "좋아." 딸한테도. "엄마 곧 도착해. 숙제 다 했어?" "네!" 이런 날이 소중하다. 비극적이지 않은 게 최고의 성공이다. 집 도착했다. 현관문 열었다. 딸이 뛰어왔다. "엄마!" "응, 다녀왔어." 치킨 시켰다. 가족이랑 먹었다. TV 봤다. 평범한 저녁이다. 밤 10시. 슬랙 한 번 더 확인했다. 버릇이다. 장애 없다. 알람 없다. 폰 내려놨다. 오늘은 끝났다. 무사히.배포 없는 날이 제일 좋다. 13년 했는데 아직도 그렇다.
- 15 Dec, 2025
주말 공부, QA 트렌드를 따라가야 하는 이유
토요일 오후 2시 노트북을 켰다. 주말이다. 남편이랑 딸은 근처 공원 갔다. 나는 집에서 Playwright 튜토리얼 돌린다. 커피 한 잔. 두 번째다. 작년엔 Cypress 공부했다. 올해는 Playwright가 대세래. 내년엔 또 뭐가 나올까.13년차다. 여전히 공부한다. 아니, 13년차니까 더 공부한다. 뒤처지면 끝이다. 그게 현실이다. 팀원들의 눈빛 지난주 회의 때였다. 막내가 물었다. "팀장님, 이번 프로젝트 AI 테스팅 도구 써보면 어때요?" 나는 잠깐 멈췄다. AI 테스팅 도구. 들어는 봤다. 근데 써본 적은 없다. "좋은 의견인데, 검토해볼게." 이렇게 대답했다. 그 순간 느꼈다. 팀원들이 날 보는 눈빛. '팀장도 모르네' 같은 거. 집에 와서 바로 검색했다. Testim, Mabl, Functionize. 3시간 동안 데모 영상 봤다. 월요일 회의 때 얘기할 자료 정리했다.팀장이라고 다 아는 게 아니다. 근데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면. 신뢰가 깎인다. 빠르게. 작년 컨퍼런스 작년 11월이었다. 'QA Korea 2023' 갔다. 연차 내고 하루 종일. 30대 초반 발표자가 말했다. "요즘은 코드리스 테스팅이 대세입니다." 청중 50명 정도. 다들 고개 끄덕였다. 나도 끄덕였다. 근데 우리 팀은 아직 Selenium이다. 5년 전 구축한 프레임워크. 레거시다. 다들 알지만 말 안 한다. 휴식시간에 커피 마셨다. 옆에 있던 다른 회사 QA 리드가 말했다. "우리는 작년에 다 바꿨어요. Cypress로." 부럽다. 솔직히. 우리는 예산 없다. 시간도 없다. "리소스 부족합니다" 매번 같은 답.그날 저녁 집에 왔다. 남편한테 말했다. "나 뒤처지는 거 같아." 남편은 개발자다. 걔도 매일 공부한다. "다들 그래. 어쩔 수 없지." 위로가 안 됐다. 토요일 오후의 공부 지금 4시다. Playwright 기본 문법 끝냈다. 다음은 CI/CD 통합이다. 우리 팀 자동화율은 62%다. 업계 평균은 75%래. 경영진은 80% 목표 세웠다. 인력은 안 늘린다. 예산은 안 준다. "효율화하세요" 이게 답이다. 그래서 공부한다. 더 나은 도구. 더 빠른 방법. 팀원들한테 알려줘야 한다. 작년엔 성능 테스팅 툴 배웠다. JMeter에서 k6로 바꿨다. 팀원들 교육했다. 3주 걸렸다. 지금은 다들 잘 쓴다. 올해는 Playwright다. 내년엔 또 뭘 배울까. 경력 관리의 무게 13년차 QA다. 처음 5년은 실무였다. 다음 5년은 시니어였다. 지금 3년은 리드다. 매 단계마다 배웠다. 실무 때는 테스트 케이스. 시니어 때는 자동화. 리드는 전략과 관리. 근데 트렌드는 계속 바뀐다. 내가 배운 게 5년 후엔 구식. 그게 IT다. QA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채용 공고 봤다. "Playwright, Cypress, AI 테스팅 경험자 우대" 3년 전엔 없던 요구사항이다. 만약 내가 이직한다면. 지금 스펙으로 갈 수 있을까. 솔직히 자신 없다. 그래서 공부한다. 주말에도. 팀원들과의 격차 막내는 26살이다. 학교 때 Cypress 배웠다. 코딩도 나보다 빠르다. 나는 38살이다. 학교 때 손으로 테스트했다. 자동화는 회사 와서 배웠다. 격차가 느껴진다. 나이 차이가 아니다. 환경 차이다. 요즘 신입들은 다르다. 깃허브에 포트폴리오 있다. 자동화 프레임워크 직접 만들었다. 나보다 신기술 빠르게 익힌다. 위기감이다. 솔직히. "13년 경력"이 무기가 아닐 수도. "최신 기술"이 더 중요할 수도. 그래서 더 공부한다. 경험은 있다. 기술도 따라잡는다. 둘 다 있어야 살아남는다. 커뮤니티의 압박 QA 슬랙 채널에 있다. 500명 정도 된다. 다들 활발하게 얘기한다. 어제 누가 물었다. "요즘 비주얼 테스팅 툴 뭐 쓰세요?" 댓글 20개 달렸다. Percy, Applitools, BackstopJS. 다들 쓰고 있다. 당연하다는 듯이. 우리 팀은 안 쓴다. 예산 없고 우선순위 밀린다. 댓글 달지 않았다. 그냥 저장했다. 나중에 검토할 자료로. 또 공부할 게 생겼다. 커뮤니티는 좋다. 근데 때로는 압박이다. "다들 이렇게 하는데 너는?" 뒤처지는 느낌. 늘 쫓아가는 느낌. 13년차인데도 그렇다. 공부의 끝 6시다. Playwright 튜토리얼 끝냈다. CI/CD 통합도 봤다. 다음 주 월요일. 팀 회의 때 공유한다. "이번 분기에 도입 검토해보자." 팀원들 반응 예상된다. "좋아요" "해보죠" "기대돼요" 다들 배우고 싶어 한다. 그럼 또 시작이다. POC 만들고 검증하고. 팀원들 교육하고. 경영진한테 보고하고. 이게 QA 리드의 일이다. 새로운 걸 먼저 배우고. 팀한테 전달한다. 주말 공부는 선택이 아니다. 필수다. 생존이다. 남편의 말 저녁 먹으면서 남편한테 말했다. "오늘 Playwright 공부했어." 남편이 물었다. "Cypress 작년에 배우지 않았어?" "응. 근데 이번엔 Playwright래." 남편이 웃었다. "개발도 똑같아. 작년엔 React. 올해는 Next.js." 우리 둘 다 안다. IT는 이렇다. 멈추면 뒤처진다. 근데 언제까지 할까. 40대, 50대에도 주말에 공부할까. 대답은 안 했다. 솔직히 모른다. 근데 지금은 해야 한다. 그게 답이다. 일요일 계획 내일은 쉴까 했다. 근데 자료 하나 더 봐야 한다. "AI 기반 테스트 케이스 생성" 작년 말에 나온 논문이다. GPT로 테스트 케이스 자동 생성. 실제로 가능한지 검증해야 한다. 팀원이 다음 주에 물어볼 거다. "팀장님, AI 테스팅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때 대답 못 하면 안 된다. "잘 모르겠어" 할 수 없다. 팀장이니까. 13년차니까. 그래서 일요일에도 공부한다. 2시간만. 많지 않다. 근데 이게 쌓인다. 공부하는 이유 뒤처질까 봐 두렵다. 솔직한 이유다. 13년 했다. QA 커리어 절반 이상 왔다. 근데 안심은 없다. 기술은 빠르다. 트렌드는 빠르다. 나는 따라간다. 주말 공부는 투자다. 시간 투자. 에너지 투자. 미래를 위한 투자. 안 하면 뒤처진다. 뒤처지면 대체된다. 그게 IT 생태계다.토요일 저녁 8시. 노트북 덮었다. 내일은 AI 테스팅 논문이다. 공부는 끝이 없다. 그냥 계속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