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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Dec, 2025
QA 자동화 투자,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QA 자동화 투자,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또 반려됐다 예산 요청서를 냈다. 세 번째다. 결과는 동일. "내년에 검토하겠습니다." 작년에도 들었던 말이다. 재작년에도 들었다. QA 자동화 도구 투자 건이다. 현재 수동 테스트 비중이 70%다. 회귀 테스트만 해도 팀원 3명이 2주를 쓴다. 계산해봤다. 한 달에 수동 테스트 공수가 팀 전체 리소스의 40%다. 이걸 자동화하면 20%로 줄어든다. 남는 시간에 탐색적 테스트를 더 할 수 있다.CFO한테 설명했다. "ROI가 명확하지 않네요." 명확하지 않다니. 수치로 다 보여줬는데. 인건비 절감액까지 계산했다. 도구 도입 비용 대비 2년 안에 회수된다. 장애 감소율까지 예측했다. 그래도 안 된다고 한다. "가시적 효과가 불분명"하단다. 가시적 효과. 지금 팀원들이 수동으로 클릭하는 게 가시적이란 건가. 악순환의 시작 자동화가 없으니 수동 테스트만 한다. 수동 테스트만 하니 시간이 부족하다. 시간이 부족하니 품질이 떨어진다. 품질이 떨어지니 장애가 난다. 장애가 나니 QA 팀이 욕먹는다. 욕먹으니 "QA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럼 답이 온다. "인력보다 자동화로 해결하세요." 자동화 예산 달라고 하면? "ROI를 보여주세요." 이게 뭐 하는 짓인가.지난주에 장애가 났다. 결제 프로세스 테스트를 놓쳤다. 수동으로 300개 케이스를 확인하다 빠뜨렸다. 회의가 소집됐다. "왜 놓쳤습니까?" 설명했다. "회귀 테스트 케이스가 너무 많습니다. 자동화가 필요합니다." 대답이 왔다. "그건 변명이고, 프로세스 개선으로 해결하세요." 프로세스로 해결할 수 있으면 진작 했다. 사람이 300개를 2주 안에 다 보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집에 와서 남편한테 말했다. "자동화하면 해결될 걸 왜 안 해주는 건지 모르겠어." 남편이 말했다. "너네 회사 개발팀도 CI/CD 투자 2년 걸렸어. 다 그래." 그게 위로가 되나. ROI의 함정 경영진은 ROI를 원한다. 명확한 숫자를 원한다. 그래서 계산했다. 자동화 도구 라이선스 비용: 연 3000만원 구축 비용: 초기 5000만원 유지보수 인력: 연 2000만원 총 투자액: 1년차 1억원, 2년차부터 연 5000만원 효과는? 수동 테스트 시간 50% 감소. 팀원 1인당 월 40시간 절감. 8명이니까 월 320시간. 연봉 평균 6000만원으로 계산하면 시간당 인건비 약 3만원. 월 960만원 절감, 연 1억 1500만원. 2년이면 본전이다. 3년차부터는 순이익이다.이 계산을 보여줬다. CFO가 물었다. "장애 감소는 어떻게 측정하죠?" 말했다. "자동화하면 회귀 테스트 커버리지가 올라갑니다. 현재 60%에서 90%로." "그게 장애 감소로 직결되나요?" 직결된다. 당연히 직결된다. 하지만 증명할 데이터가 없다. 아직 자동화를 안 해봤으니까. CFO가 말했다. "다른 회사 사례를 가져오세요." 가져왔다. 카카오, 네이버, 쿠팡 사례. 전부 자동화 투자 후 품질 지표 개선됐다. "우리 회사랑은 다르죠." 뭐가 다른데. 결국 ROI는 함정이다. 증명할 수 없는 걸 증명하라고 한다. 자동화를 해봐야 ROI를 알 수 있는데 ROI를 보여줘야 자동화를 할 수 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팀원들은 지쳐간다 팀원들은 안다. 자동화하면 일이 편해진다는 걸. 신입 팀원이 물었다. "팀장님, 셀레니움 공부하고 있는데요. 회사에서 쓸 수 있나요?" 말했다. "개인 프로젝트로는 가능해. 회사 공식 도구는 아직이야." "언제 도입되나요?" "모르겠어. 예산이 안 나와." 신입의 눈빛이 꺼졌다. 이게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의욕 있는 팀원들이 자동화를 배워온다. 그런데 회사에선 못 쓴다. 수동으로 클릭하고 엑셀에 결과 적는다. 이게 2024년에 QA 팀이 하는 일이다. 중견 팀원은 이직 준비 중이다. "팀장님, 죄송한데요. 다른 회사에서 제안이 왔어요." "자동화 환경이 잘 되어 있대요." 말렸다. 그런데 말릴 명분이 없었다. 우리 팀에서 배울 게 없다. 수동 테스트 고수가 되는 것 말고는. 이직률이 올라간다. 팀원이 나가면 또 뽑아야 한다. 교육 기간 3개월. 그동안 남은 팀원들이 업무를 커버한다. 자동화 투자 안 해서 생기는 비용이다. 보이지 않는 비용. CFO는 이걸 ROI에 안 넣는다. 우리끼리 시작했다 기다릴 수 없었다. 팀원들이랑 회의했다. "우리끼리 해보자." "오픈소스 도구로." 셀레니움으로 시작했다. 팀원 2명이 주도했다. 업무 시간 20%를 자동화 스크립트 작성에 썼다. 3개월 만에 주요 시나리오 50개를 자동화했다. 회귀 테스트 시간이 2주에서 3일로 줄었다. 수치를 정리해서 다시 보고했다. "실제로 이렇게 효과가 있습니다." 반응이 왔다. "좋네요. 그럼 계속 오픈소스로 하시죠." 허탈했다. 오픈소스로는 한계가 있다. UI 테스트만 가능하다. API, 성능, 보안 테스트는 전문 도구가 필요하다. 리포팅 기능도 없다. 스크립트 유지보수도 손이 많이 간다. 팀원 2명이 자동화 스크립트 관리하느라 다른 일을 못 한다. 자동화를 해도 결국 인력이 부족하다. 제대로 된 도구가 없으니까. 다시 보고했다. "전문 도구가 필요합니다." "성과 더 보여주시고요." 성과를 더 보여주려면 더 많은 스크립트가 필요하다. 더 많은 스크립트를 만들려면 도구가 필요하다. 또 함정이다. 다른 팀은 된다 개발팀은 CI/CD 구축했다. 예산이 나왔다. 깃랩 프리미엄, 쿠버네티스 클러스터, 모니터링 도구. 물었다. "개발팀은 어떻게 예산 받았어요?" 개발팀 리드가 말했다. "배포 자동화 안 하면 서비스 못 돌린다고 했죠." 그렇게 말할 수 있구나. 우리는? 테스트 자동화 안 해도 서비스는 돌아간다. 품질이 떨어질 뿐이다. 품질은 눈에 안 보인다. 장애 나기 전까지는. 인프라팀도 예산 받았다. 모니터링 도구 APM 솔루션. 연 5000만원짜리. "장애 감지 시간 단축"이 명분이었다. 우리는 "장애 예방"인데 안 된다. 감지는 되고 예방은 안 되는 게 이상하다. 마케팅팀도 예산 받았다. 광고 자동화 플랫폼. 연 8000만원. "매출 증대 효과"가 명분이었다. 우리는 매출을 늘리는 게 아니라 지키는 팀이다. 지키는 건 티가 안 난다. QA는 항상 그렇다. 잘하면 당연하고 못하면 욕먹는다. 예산도 마찬가지다. 개발, 인프라, 마케팅은 투자다. QA는 비용이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다음 분기 예산 회의가 다가온다. 또 요청할 것이다. 네 번째다. 이번에는 뭐라고 하려나. "조금만 더 성과 보여주세요"일까. "내년에 본격 검토하겠습니다"일까. 팀원들한테 뭐라고 말해야 하나. "조금만 더 기다려"? 벌써 3년을 기다렸다. 업계 동향을 본다. 다른 회사들은 AI 기반 테스트 자동화를 한다. 우리는 아직 셀레니움도 제대로 못 쓴다. 격차가 벌어진다. 우리 팀원들의 경쟁력도 떨어진다. 이직한 팀원한테 연락이 왔다. "팀장님, 여기 진짜 좋아요. 자동화 환경 완벽해요." "팀장님도 이직 고려해보세요." 고민된다. QA 리드로 13년 일했다. 이 회사에서 팀을 키웠다. 하지만 투자받지 못하는 팀을 이끄는 게 의미가 있나. 집에 와서 남편한테 말했다. "나도 이직할까봐." 남편이 말했다. "투자 안 하는 회사는 다 그래. 떠나는 게 맞을 수도." 근데 어디를 가도 비슷하지 않을까. QA는 어디서나 우선순위가 낮다. 아니다. 지금보다 나은 곳은 있다. 최소한 자동화 환경은 있는 곳. 이력서를 꺼냈다. 수정할 게 많다.예산은 언제 나올까. 팀원들은 몇 명이나 더 나갈까.
- 15 Dec, 2025
주말 공부, QA 트렌드를 따라가야 하는 이유
토요일 오후 2시 노트북을 켰다. 주말이다. 남편이랑 딸은 근처 공원 갔다. 나는 집에서 Playwright 튜토리얼 돌린다. 커피 한 잔. 두 번째다. 작년엔 Cypress 공부했다. 올해는 Playwright가 대세래. 내년엔 또 뭐가 나올까.13년차다. 여전히 공부한다. 아니, 13년차니까 더 공부한다. 뒤처지면 끝이다. 그게 현실이다. 팀원들의 눈빛 지난주 회의 때였다. 막내가 물었다. "팀장님, 이번 프로젝트 AI 테스팅 도구 써보면 어때요?" 나는 잠깐 멈췄다. AI 테스팅 도구. 들어는 봤다. 근데 써본 적은 없다. "좋은 의견인데, 검토해볼게." 이렇게 대답했다. 그 순간 느꼈다. 팀원들이 날 보는 눈빛. '팀장도 모르네' 같은 거. 집에 와서 바로 검색했다. Testim, Mabl, Functionize. 3시간 동안 데모 영상 봤다. 월요일 회의 때 얘기할 자료 정리했다.팀장이라고 다 아는 게 아니다. 근데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면. 신뢰가 깎인다. 빠르게. 작년 컨퍼런스 작년 11월이었다. 'QA Korea 2023' 갔다. 연차 내고 하루 종일. 30대 초반 발표자가 말했다. "요즘은 코드리스 테스팅이 대세입니다." 청중 50명 정도. 다들 고개 끄덕였다. 나도 끄덕였다. 근데 우리 팀은 아직 Selenium이다. 5년 전 구축한 프레임워크. 레거시다. 다들 알지만 말 안 한다. 휴식시간에 커피 마셨다. 옆에 있던 다른 회사 QA 리드가 말했다. "우리는 작년에 다 바꿨어요. Cypress로." 부럽다. 솔직히. 우리는 예산 없다. 시간도 없다. "리소스 부족합니다" 매번 같은 답.그날 저녁 집에 왔다. 남편한테 말했다. "나 뒤처지는 거 같아." 남편은 개발자다. 걔도 매일 공부한다. "다들 그래. 어쩔 수 없지." 위로가 안 됐다. 토요일 오후의 공부 지금 4시다. Playwright 기본 문법 끝냈다. 다음은 CI/CD 통합이다. 우리 팀 자동화율은 62%다. 업계 평균은 75%래. 경영진은 80% 목표 세웠다. 인력은 안 늘린다. 예산은 안 준다. "효율화하세요" 이게 답이다. 그래서 공부한다. 더 나은 도구. 더 빠른 방법. 팀원들한테 알려줘야 한다. 작년엔 성능 테스팅 툴 배웠다. JMeter에서 k6로 바꿨다. 팀원들 교육했다. 3주 걸렸다. 지금은 다들 잘 쓴다. 올해는 Playwright다. 내년엔 또 뭘 배울까. 경력 관리의 무게 13년차 QA다. 처음 5년은 실무였다. 다음 5년은 시니어였다. 지금 3년은 리드다. 매 단계마다 배웠다. 실무 때는 테스트 케이스. 시니어 때는 자동화. 리드는 전략과 관리. 근데 트렌드는 계속 바뀐다. 내가 배운 게 5년 후엔 구식. 그게 IT다. QA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채용 공고 봤다. "Playwright, Cypress, AI 테스팅 경험자 우대" 3년 전엔 없던 요구사항이다. 만약 내가 이직한다면. 지금 스펙으로 갈 수 있을까. 솔직히 자신 없다. 그래서 공부한다. 주말에도. 팀원들과의 격차 막내는 26살이다. 학교 때 Cypress 배웠다. 코딩도 나보다 빠르다. 나는 38살이다. 학교 때 손으로 테스트했다. 자동화는 회사 와서 배웠다. 격차가 느껴진다. 나이 차이가 아니다. 환경 차이다. 요즘 신입들은 다르다. 깃허브에 포트폴리오 있다. 자동화 프레임워크 직접 만들었다. 나보다 신기술 빠르게 익힌다. 위기감이다. 솔직히. "13년 경력"이 무기가 아닐 수도. "최신 기술"이 더 중요할 수도. 그래서 더 공부한다. 경험은 있다. 기술도 따라잡는다. 둘 다 있어야 살아남는다. 커뮤니티의 압박 QA 슬랙 채널에 있다. 500명 정도 된다. 다들 활발하게 얘기한다. 어제 누가 물었다. "요즘 비주얼 테스팅 툴 뭐 쓰세요?" 댓글 20개 달렸다. Percy, Applitools, BackstopJS. 다들 쓰고 있다. 당연하다는 듯이. 우리 팀은 안 쓴다. 예산 없고 우선순위 밀린다. 댓글 달지 않았다. 그냥 저장했다. 나중에 검토할 자료로. 또 공부할 게 생겼다. 커뮤니티는 좋다. 근데 때로는 압박이다. "다들 이렇게 하는데 너는?" 뒤처지는 느낌. 늘 쫓아가는 느낌. 13년차인데도 그렇다. 공부의 끝 6시다. Playwright 튜토리얼 끝냈다. CI/CD 통합도 봤다. 다음 주 월요일. 팀 회의 때 공유한다. "이번 분기에 도입 검토해보자." 팀원들 반응 예상된다. "좋아요" "해보죠" "기대돼요" 다들 배우고 싶어 한다. 그럼 또 시작이다. POC 만들고 검증하고. 팀원들 교육하고. 경영진한테 보고하고. 이게 QA 리드의 일이다. 새로운 걸 먼저 배우고. 팀한테 전달한다. 주말 공부는 선택이 아니다. 필수다. 생존이다. 남편의 말 저녁 먹으면서 남편한테 말했다. "오늘 Playwright 공부했어." 남편이 물었다. "Cypress 작년에 배우지 않았어?" "응. 근데 이번엔 Playwright래." 남편이 웃었다. "개발도 똑같아. 작년엔 React. 올해는 Next.js." 우리 둘 다 안다. IT는 이렇다. 멈추면 뒤처진다. 근데 언제까지 할까. 40대, 50대에도 주말에 공부할까. 대답은 안 했다. 솔직히 모른다. 근데 지금은 해야 한다. 그게 답이다. 일요일 계획 내일은 쉴까 했다. 근데 자료 하나 더 봐야 한다. "AI 기반 테스트 케이스 생성" 작년 말에 나온 논문이다. GPT로 테스트 케이스 자동 생성. 실제로 가능한지 검증해야 한다. 팀원이 다음 주에 물어볼 거다. "팀장님, AI 테스팅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때 대답 못 하면 안 된다. "잘 모르겠어" 할 수 없다. 팀장이니까. 13년차니까. 그래서 일요일에도 공부한다. 2시간만. 많지 않다. 근데 이게 쌓인다. 공부하는 이유 뒤처질까 봐 두렵다. 솔직한 이유다. 13년 했다. QA 커리어 절반 이상 왔다. 근데 안심은 없다. 기술은 빠르다. 트렌드는 빠르다. 나는 따라간다. 주말 공부는 투자다. 시간 투자. 에너지 투자. 미래를 위한 투자. 안 하면 뒤처진다. 뒤처지면 대체된다. 그게 IT 생태계다.토요일 저녁 8시. 노트북 덮었다. 내일은 AI 테스팅 논문이다. 공부는 끝이 없다. 그냥 계속하는 거다.
- 09 Dec, 2025
QA 커뮤니티 멘토로서 같은 고민을 듣는 날
목요일 저녁 7시 판교역 카페에 앉았다. QA 커뮤니티 정기 모임. 3개월에 한 번 모인다. 오늘 참석자 5명. 나 포함. 다들 팀장급. 회사는 제각각이다. 네이버 계열사, 카카오 자회사, SI 업체, 스타트업, 대기업 SI 부서. 다들 퇴근하고 왔다. 나도 7시에 나왔다. 남편한테 미리 말해뒀다. 주문한 아메리카노 받았다. 네 번째 커피다. 오늘.자기소개부터 신규 멤버가 한 명 있다. 30대 중반. 스타트업 QA 리드. "저희는 개발자 12명에 QA는 저 혼자예요." 익숙한 시작이다. "배포 주기가 2주인데 테스트는 3일 주고요." 역시. "자동화 하고 싶은데 개발자들이 API 문서를 안 써서..." 웃음이 나왔다. 다들 웃는다. 나도 13년 전에 똑같은 말 했다. 지금도 한다. 카카오 자회사 팀장이 말했다. "우리도 똑같아요. 근데 우리는 개발자 30명." 네이버 계열사는 개발자 50명에 QA 4명이란다. 나는? 개발자 80명에 QA 8명. 비율은 비슷하다.고민 1: 일정 vs 품질 SI 업체 팀장이 먼저 꺼냈다. "이번 프로젝트 PM이 테스트 기간 반 자르래요." "원래 4주였는데 2주로." "근데 기능은 똑같고요."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지난달에 똑같은 일 겪었다. 개발 지연을 QA 기간에서 메꾸라고. "PM한테 뭐라고 했어요?" 스타트업 리드가 물었다. "리스크 문서 작성해서 올렸죠. 놓칠 수 있는 버그 유형이랑 영향도." "그래서요?" "읽기는 했대요. 근데 일정이 우선이래요." 침묵. 카카오 팀장이 말했다. "우리도 똑같았어요. 작년에." "리스크 문서 올리고, 서명받고, 그래도 밀어붙이더라고요." "결국 장애 터졌고." "그때 누가 욕먹었냐면..." 말 안 해도 안다. QA다. 나도 5년 전에 겪었다. 리스크 알렸는데 무시당하고, 결국 장애 나고, 포스트모템에서 'QA 미흡'이라고 적혔다. 그때 밤새 울었다. 고민 2: 자동화 투자 네이버 계열사 팀장이 얘기했다. "자동화 투자 제안서 올렸어요. 3년째." "올해도 반려됐고요." "이유가 ROI가 안 나온대요." 스타트업 리드가 맞장구쳤다. "ROI 어떻게 증명해요? 안 터진 장애를 어떻게 숫자로?" 정확하다. 나도 작년에 자동화 툴 도입 제안했다. 3개월 작성했다. 시뮬레이션 돌렸다. 인건비 절감, 배포 리드타임 단축, 회귀 테스트 자동화율. 다 숫자로 만들었다. 결과? 보류. "내년에 다시 검토하겠습니다." 내년 되면 또 내후년. SI 업체 팀장이 한숨 쉬었다. "우리는 아예 제안도 못 올려요." "프로젝트 끝나면 팀 해체되는데 뭘 투자해요." "매번 새 프로젝트마다 맨땅에서 시작이에요." 카카오 팀장이 고개 저었다. "그나마 우리는 좀 나은가..." "작년에 셀레늄 그리드 구축했거든요." "근데 유지보수할 사람이 없어요. 개발자들은 관심 없고." 결국 똑같다.고민 3: 팀원 성장 내가 물었다. "팀원들 성장시키는 거 어떻게 해요?" 다들 표정이 어두워졌다. 스타트업 리드가 먼저 말했다. "저는 혼자라서..." "성장도 뭐도 일 돌리기도 바빠요." 네이버 계열사는 다르다. "우리는 4명인데요." "한 명은 주니어, 나머지는 3년차들." "주니어 교육하면서 내 일 하려니까..." "결국 내가 다 하게 되더라고요." 안다. 나도 그렇다. 팀원 8명 중에 2명은 신입. 1년차랑 2년차. 1on1 하고, 코드 리뷰해주고, 테스트 전략 같이 세우고. 시간 빠진다. 내 일은 밤에 한다. SI 업체 팀장이 말했다. "근데 키워놔봤자 이직해요." "작년에 3년 키운 애 네이버 갔어요." "축하는 해줬는데... 속으론 허무하더라고요." 카카오 팀장도 고개 끄덕였다. "우리도 작년에 두 명 나갔어요." "한 명은 쿠팡, 한 명은 토스." "연봉 2천 올려준대요." 침묵이 길었다. 나도 작년에 팀원 하나 보냈다. 당근으로. 연봉 1500 올려줬다고. 기뻤다. 진심으로. 근데 동시에 허무했다. 3년 키웠는데. 고민 4: 커리어 고민 카카오 팀장이 조심스럽게 꺼냈다. "저... 이직 고민 중이에요." "팀장 5년 했는데 더 갈 곳이 없어요." "본부장? QA 본부장은 없잖아요." 맞다. 없다. "그렇다고 다시 실무로 돌아가기엔..." "관리만 5년 했더니 손 놓친 게 너무 많아요." 스타트업 리드가 물었다. "CPO 같은 쪽은요?" "QA에서 CPO 간 사람 못 봤어요. 주변에." "다들 PM 출신이거나 개발 출신." 네이버 계열사 팀장이 말했다. "저는 테스트 자동화 전문가로 가볼까 해요." "근데 그것도... 시장이 작잖아요." "결국 또 팀장 하게 되더라고요." 나는? 13년 했다. 8년은 실무, 5년은 팀장. 다음은 뭐지? 모르겠다. SI 업체 팀장이 씁쓸하게 웃었다. "QA는 경력 쌓을수록 애매해져요." "시니어 개발자는 있는데 시니어 QA는..." "뭐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다들 웃었다. 쓴웃음. 고민 5: 인정받기 네이버 계열사 팀장이 말했다. "이번에 부서 평가에서 우리 팀 B 받았어요." "장애 한 건도 없었는데." "개발팀은 A 받았고요." "기능 많이 만들었대요." 익숙하다. 스타트업 리드가 격하게 공감했다. "맞아요. 안 터지는 게 당연한 거래요." "근데 한 번 터지면 QA 뭐했냐고." SI 업체 팀장이 말했다. "프로젝트 회고할 때요." "개발자들은 '이런 기술 썼다' 자랑하잖아요." "우리는 뭐라고 해요? '버그 몇 개 찾았다?'" "허무해요." 카카오 팀장이 한숨 쉬었다. "경영진 보고할 때도 그래요." "품질 지표 올려도 반응이 없어요." "배포 성공률 99%라고 해도 '당연한 거 아니냐'고." "근데 개발팀이 신기술 도입했다 그러면 박수 쳐요." 나도 안다. 지난달 경영진 보고. 2분기 품질 지표 발표했다. 장애 건수 전년 대비 40% 감소. 회귀 버그 제로. 반응? "수고했습니다." 그 다음 발표는 개발팀. AI 모델 도입. 반응? 30분 토론. "혁신적이다." 그날 밤에 남편한테 투덜댔다. "QA는 혁신이 없대." 남편이 말했다. "장애 안 나는 게 혁신 아니야?" 고마웠다. 근데 회사는 그렇게 안 본다. 해결책은 없다 스타트업 리드가 물었다. "선배님들은... 어떻게 버티세요?" 침묵. SI 팀장이 먼저 답했다. "그냥... 버텨요." "다른 방법이 없어서." 카카오 팀장이 말했다. "저는 팀원들 생각하면서." "얘네라도 잘 키워야지." 네이버 계열사 팀장은 솔직했다.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냥 출근해요. 매일." 나는? "저도 모르겠어요. 13년 했는데도." "근데 이상하게 계속하게 돼요." 다들 웃었다. 스타트업 리드가 말했다. "오늘 와서 좋았어요."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싶어서." 네이버 계열사 팀장이 고개 끄덕였다. "저도요." "혼자 고민하면 내가 못난 건가 싶은데." "다들 비슷하니까 좀..." 카카오 팀장이 웃었다. "위로는 안 되는데 위안은 돼요." 맞다. 정확한 표현이다. 해결책은 없다. 오늘도 없었다. 근데 혼자가 아니라는 걸 확인했다. 그게 뭔가는 했다. 9시 반 모임 끝났다. 다들 일어났다. "다음 달에 또 봐요." "네, 수고하세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판교역으로 걸어갔다. 지하철 탔다. 핸드폰 봤다. 슬랙 알림 3개. 개발팀에서 내일 핫픽스 배포한대. "QA 가능한가요?" 시간 봤다. 9시 43분. 답장 쳤다. "네, 내일 오전에 확인하겠습니다." 지하철 창문에 내 얼굴이 비쳤다. 피곤해 보인다. 38살. 13년차. 여전히 답은 모르겠다. 근데 내일도 출근한다. 카페에서 만난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 다들 답 없이 내일 출근한다. 그게 QA 리드다.혼자가 아니라는 걸 아는 것. 그게 전부였다. 오늘도.